리뷰/게임

[리뷰/게임] 산나비 리뷰!! (*스포주의*)

lawence 2026. 8. 29. 16:14

 

퇴역 군인(원스타)의 미래 조선 배경의 사이버펑크물! 아머드 태종이 플라잉 경복궁을 드랍한다는 그 게임! 딸을 죽인 그 놈을 죽여야한다!....근데 어딨냐

 

슈타인즈 게이트 이외에 처음으로 스팀게임을 사서 플레이 해봤는데, 재밌네요 이거

탄탄한 스토리에 시원시원한 액션과 연출, 어렵지 않은 난이도와 적당한 플레이타임. 전체적으로 만족했습니다

 

제 기준 플레이타임은 9시간 정도 걸렸어요. 시간을 과하게 잡아먹지도 않고, 몰입하면서 즐기기엔 딱 좋은 플레이타임

 

평가

스토리: 3.8/5점

주변의 평가처럼 감동적인 스토리였다. 신파 장르는 뻔하고, 억지 감동, 안 울면 싸이코...같은 생각이 있어서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나한텐 잘먹히나보다. '작은 개인이 거대한 기업을 상대로 복수를 한다'는 스토리는 게임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웹툰이든 많다. 하지만, 주인공의 치밀한 계획, 혹은 압도적인 피지컬로 복수에 성공한다는 스토리는 항상 쾌감을 준다.

 

각 챕터별 컨셉에 맞는 배경과 주인공의 정체, 여주와의 관계, 도시 혹은 기업에 존재하는 거대한 음모와 악의에 대한 떡밥 들이 많이 뿌려지고, 회수가 되며, 이 과정에서 게임이 어떤 스토리를 갖추고 있고, 개발자가 우리에게 어떤 것을 보여주고 싶은지 알 수 있다. 나는 스토리를 떠 먹여 주는 것 보단, 게임 속에서 스토리를 연결할 수 있는 단서는 파편적으로 흩어놓고, 이를 맞추는건 유저의 몫으로 돌리는 방식을 좋아하는데, 이 게임이 그렇다. 단서를 뒤죽박죽으로 섞어놔서 연결을 어렵게 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마지막 진엔딩 부분에서 시간순으로 다 알려준다.

 

두 주인공이 각자의 사정 때문에 같은 목표를 향하는 모습도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은 딸을 죽인 범인 '산나비'를 잡기 위해 빌런 기업(악덕 기업?)을 쫓고, 여주는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빌런 기업과 연관되어 있다는 단서 하나만으로 도시에 들어왔다. 두 주인공은 목표를 이루고 도시에서 죽으려는 공통점이 있었다. '너무나도 간절하고 원망스러워서 죽음을 각오하고, 오랜 시간을 바쳐서 기회를 잡아왔다. 잃을 것이 없다.' 라는 점 때문에 더 몰입한 것 같았다.

 

빌런 기업도 침입자를 막고, 자신의 치부를 들키지 않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쿠데타를 일으키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으나, 그와 동시에 들켰을 경우 모든 임직원을 죽이고, 도시 전체를 폭파시키려고 한다. 이 과정이 매우 집요해서 주인공 일행이 꽤 많은 고생을 한다.

 

주인공의 정체에 대한 떡밥 이라거나, 두 주인공 사이의 관계에 대한 떡밥의 배치도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의 소속과 계급, 목표만 알고 이름, 나이, 과거 등을 모른체 게임을 하고, 매우 수상하고 정체를 드러내지도 않으며 속마음조차 말하지 않는 의심스러운 여주. 언제 배신때릴지 몰라서 그게 더 무서웠다. 게다가 여주는 주인공을 의심하지도 않으며, 주인공 정체에 대한 떡밥이 나와도 의문을 갖지도 않고, 무언가 알고 있다는 듯한 태도, 4챕터 중반 비행전함 보스 나오기 직전 노이즈가 낀 둘의 대화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주인공과 절망하는 여주, 심지어 겁나게 크지만 텅 비어버린 도시까지... 게임 플레이 하면서 트루먼쇼인줄 알았다. 나만 빼고 몰카하는 줄

 

사실 둘의 관계는 어느정도 예상이 가긴 했다. 주인공은 아내 얘기를 안하고, 여주는 엄마 얘기를 안했다. 그렇다고 여주의 과거가 잠깐 나올때 엄마까지 있어보이진....않았다......... 어지간히 폐인처럼 지냈어야지. 게임 내에서 의도적으로 주인공의 이름을 안나오게 한 점이나, 주인공이 대놓고 여주 무시하는데도 화 한번 안내고 따라다니는 점. 나는 여주가 미래에서 온 주인공의 딸인 줄 알았다. 근데 그거보다 더 했을 줄이야. 사실 게임 스토리란게 예상대로 가면 재미가 없잖아요.

 

주인공 정체도 떡밥은 대놓고 뿌렸지만 내가 인정하기 싫었다... 공장 내부에서 감독관이 주인공 보고 워커 17287이라고 한다거나, 워커 쫙 깔린 곳에서 여주가 주인공 못찾고 로봇한테 말 건다거나, 개고생해서 기업 내부 들어왔는데 잠깐 기절하더니 시체가 보이질 않나, 그거 때문에 여주한테 말걸러 갔는데 굉장히 태연하고, 진엔딩 루트 극 초반에서 송소령이 주인공을 막대하는 것. 어떻게 소령이 준장한테 그럴 수가 있냐. 송소령 ㅈ됨ㅋㅋㅋㅋ. ㄹㅈㄷ 하극상 벌려놓고선 깡통한테 털렸대요. 어쨋든 예상은 했어도 믿기 싫었다.....

생각해보니까 여주도 어이 털렸겠다. 걍 굴러다니는 고철 깡통 1이 사람한테 막말하고 무시하고 가오잡고ㅋㅋㅋㅋㅋ 자기 아부지니까 참았겠지. 근데 그 고철 한대가 도시 하나 다 부수고 댕김. 헐...

 

게임 초반은 지루했다. 어느 게임이든 다 그렇겠지만. 근데 딸이 매우매우 귀여웠다. 근데 죽을걸 알고 있어서 언제 죽나 기다렸다. 그걸 알면서도 딸한테 정 다 붙여놓고 죽여버리다니. 진짜 빌런은 마고 기업이 아니라 제작자들이 아닐까. 심지어 진엔딩에선 딸이 아빠한테 생일잔치 해준 날을 딸이 죽은날로 기억 변환을 시킨거랜다. 제작자 나쁜놈들

 

게임을 하면서 궁금한 점도 있었다. 주인공(로봇)의 시작은 비행기 타고 추락해서 도시 들어온 것 부터가 시작이고, 이전은 다 조작된 기억인데, 어떻게 주인공이 눈 뜬 곳 뒤에 추락한 비행기가 있었는지. 여주가 굴러다니는 로봇에 아부지 인격 업로드 해놓고 딸 찾도록 해놓은건데, 그럼 비행기는 여주껀가? 그 정도로 돈이 있어보이진 않던데. 돈이 있었다고 해도 자기 아부지랑 콩트 찍으려고 비행기를 부셔먹는다? 대단한 효녀고만

그리고 작전 0호가 뭐길래. 게임 초반이나 후반부에 잠깐 나오는데 이게 뭔지는 끝까지 말 안해줬어요. 정황상 작전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죽는다는 것 같은데, 근데 딱히 알아도 달라지는게 있나 싶네요.

게임 초반부에 여주가 블랙 해커라는걸 알고 주인공이 뭔가를 건네면서 "이걸 가져가면 백 대령이 기록을 지워줄거다" 라고 한다. 아마 철 호패인것 같은데, 얘 로봇 아닌가? 맨몸일텐데 어디서 뭘 꺼내고, 뭘 준거지. 엿먹으라는거 아닐까? 자기 부하한테 자수해서 실적 채워주려는듯

 

개발사 네오위즈 유튜브에 산나비 후일담이 몇 편 올라와 있다. 거기서 보면 딸은 병장으로 입대를 하는데, 그쪽 부대는 계급이 고정이라고 한다. 즉, 딸은 만년 병장......... 심지어 후임도 없고, 위로는 소령과 대령이 있다. 꺄아아아악 근데 아빠가 원스타인데. 10년 전 일이기도 하고, 죽었으니까 상관이 있으려나. 뺑이쳐라ㅋㅋㅋㅋ 시간 안간다

 

캐릭터성: 4.7/5점

캐릭터마다 각자의 매력이 확실하고, 게임 내 역할이 구분된다.

공과 사 구분이 확실해서 딸한텐 매우 다정하지만 그 이외에는 무자비한 주인공 금 준장. 딸이 유치원생인데 별을 달았다. 애를 늦게 낳은건가. 주인공이 참 군인이다. 임무를 반드시 완수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개인 전투력이 매우 높다. 실제 게임에서 그렇듯, 플레이어가 조작한 워커 1기 만으로 도시 전체를 박살내고 기업을 해체시켰다. 사실상 기업이 자폭하긴 했지만...

 

천진난만 하지만 매우 유능?하고 긍정적인 여주인공 금마리. 주인공이 자신을 알아봐주길 바라는 모습에서 기억에 있는 어렸을 적 자신을 연기했다. 평소 생활은 폐인이면서. 정보 자산 취득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나온다. 배우고 싶네요. 근데 그 능력을 더 좋은 곳에 썼다면....근데 능력이 좋아도 머리는 안좋은가보다. 입대는 왜 했으며, 해킹 능력도 좋은데 왜 아빠 따라서 전투 병력으로....그래도 갱생했으니 다행이다.

 

상관에게 매우 충성심이 깊고, 능력이 좋은 백 대령. 로봇인 주인공을 보고 의심을 하더니 자신이 모시던 상관인 금 준장인걸 알아챈다. 매우 창의적이다. 세상 어느 누가 중2병 깡통을 자기 상관이라고 생각이나 할까.....바로 분해해서 엿바꿔먹을 생각부터 하지. 알아봐서 다행이다. 거의 1n년 동안 대령인거 같은데, 별 언제 달건지....

 

인간적이며, 기계에 관한 지식이 매우 높은 군수과장 송 소령. 진엔딩 루트 극초반에서 주인공과 송소령이 싸운다. 이때 주인공(로봇)의 전투 스타일을 보면서 금 준장이 아닐까 의심한다. 게임 이후의 후일담에선 여주랑 언니동생 하면서 지내는 듯. 근데 얘도 1n년 동안 소령일텐데 진급 언제하냐. 의금부 17호실은 유배지가 아닐까. 다들 징계먹어서 여기로 온거임...

 

 

게임성 4.2/5점

이 게임의 핵심은 사슬팔이다. 스파이더맨 처럼 슉슉 날라다니면서 시원시원한 액션을 제공한다. 사슬이 마우스 클릭을 하면 근처 벽까지 최대 범위로 날라가고, 적 과의 전투 상황시 어느정도 에임 보정을 해줘서 편안한 플레이 경험을 준다. 또한, 사슬팔에 여러 기능이 달려있어서 갖가지 장애물에 따라 스테이지를 넘어갈 수 있으며, 창의적인 방법으로 스피드런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기능이 많아서 초보자에겐 손이 꼬이거나, 가뜩이나 템포가 빠른 게임인데 급박한 상황에 원하는대로 움직여지지 않아서 답답했다. 내가 그랬다.

 

내가 원하는 시점에 저장을 할 수 없는 점도 불편했다. 이 점이 특히 공장의 감독관으로부터 도망치는 부분이나, 비행전함이랑 다이깔때 절실했다. 가뜩이나 죽어서 짜증나는데 저~~~뒤에서 리스폰되면 그거만큼 불쾌한게 없어요

 

스토리 부분에선 대화형 진행을 취하고 있다. 때문에 나레이션이나 독백이 없다. 그래서 몰입이 잘된다. 이건 매우매우 굳. 나는 게임이나 만화를 볼 때 감정묘사 부분을 스킵한다. 안봐도 알고, 분량 뻥튀기 하는게 싫어서다. 근데 이 게임은 순수 컨트롤과 스토리 진행으로 9시간의 플레이 타임을 만들었다. 이 점이 시간 가는줄 모르고 플레이하게 된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엔딩 분기가 베드엔딩과 진엔딩 둘 뿐인건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좋았다. 너무 많은 엔딩은 엔딩들을 수집하느라 피곤할 것이고, 엔딩이 하나뿐이라면 게임의 상상력을 저하시킬 것이다. 이 게임에서는 엔딩이 하나 더 있었으면...하는 바람도 있었다. 아니면 딸의 시점에서 게임을 플레이 했다던가, 과거를 더 보여준다거나 라는 정도?

 

맵과 캐릭터는 잘 만들었다. 도트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캐릭터가 움직이는 모션, 어린 딸이 점프 뛰댕기면서 움직이는 모션, 거대하고 규모가 큰 맵 디자인 등 제작자가 공들여 만든 느낌이 났다. 사슬팔 액션으로 인한 빠른 템포의 게임이 맵을 빠르게 5초만에 지나가게 해준다. '공들여 만든 맵을 5초만에 지나가게 만들었다!' 라는 점이 게임의 진행을 더 끌어올려서 지루함을 덜어주는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난이도를 4단계로 분할해 놓은것도 제작자의 배려가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게임의 난이도를 대폭 낮춰서 스토리 위주로 감상하게 만든 쉬운 난이도와 그냥 보통 난이도, 어려움 난이도와 피격당하지 않고 끝까지 게임을 클리어 해야하는 매우 어려운 난이도. 나는 보통 난이도로 게임을 클리어 했다. '산나비' 라는 게임을 즐기면서, 스토리도 보고 맵과 기믹을 감상할 수 있는 적절한 난이도가 보통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노피격 도전 난이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운 안좋으면 못지나가는 억까 구간이 있어서 안할란다.

 

 

 

종합

스토리: 3.8/5점 - 뻔하고 많이 본 스토리 유형이지만 재밌었음. 게임 내에서 완벽하게 풀리지 않은 요소들. 떡밥의 좋은 배치, 큰 규모의 스토리 무대

 

캐릭터성: 4.7/5점 - 각자의 매력과 역할이 확실히 구분된다.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성격과 대사 또한 게임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다. 0.3점 깐 이유는 애들이 진급을 못해서......불쌍하다. 특히 만년 병장

 

게임성: 4.2/5점 - 사슬팔 액션으로 인한 시원시원한 진행. 몰입을 해치지 않는 대화형 스토리 구성, 퀄리티 높은 맵 디자인. 적당한 플레이 타임. 하지만 세이브 시스템과 공중전함 보스전에서 억까 요소가 아쉬웠다.

 

후기

유명한데엔 이유가 있다. 산나비 2편이 기대된다. DLC하러 갈게요